"국민에게 이익 되는 정책펴야 의료업계도 성장"
“각 병원의 이익보다는 국민 편에서 생각하는 의료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홍정용 신임 대한병원협회 회장(사진)은 14일 서울 마포동 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가 국민을 위한 단일한 목소리를 내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지난달 13일 제38대 병원협회장에 선출됐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 홍 회장은 1997년 병원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협회일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한중소병원협의회장을 지내며 중소병원의 고충을 해결해왔다.

홍 회장은 이날 “서번트 리더십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를 할 때도 선수로 뛰기보다 심판을 주로 봤다”며 “의견을 조합하고 부드럽게 해결하는 일을 많이 해왔다”고 했다. 그는 “(의료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면서 보건복지부 국회 등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제일병원, 창동제일의원, 경기도노인전문 시흥병원 등을 경영하는 홍 회장은 ‘소통하는 리더’로 꼽힌다. 협회장 취임 후 먼저 한 것도 직원들과의 대화다. 이 자리에서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펼쳐야 조직이 사랑받고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을 믿고 회부를 맡긴다는 취지에서 집행부와 임원도 교체하지 않았다. 이동할 일이 많은 직원을 배려해 사비를 털어 카니발 자동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협회 직원들이 역량을 100%, 200%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협회가 즐거운 직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외국에 나가본 사람들은 제일 불편한 것으로 의료기관 이용을 꼽을 정도로 국내 병원은 잘하고 있지만 국민은 여전히 병원에 불만이 적지 않다”며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밤낮으로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책은 중소병원의 권익 보호다. 홍 회장은 “대학병원은 간호사를 100명 모집하면 200~300명씩 지원하지만 중소병원은 100명 모집에 10명 정도 온다”며 “중소병원 의료인력 수급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합리한 의료법인 관련 규정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의료법인은 민법상 대기업으로 분류돼 중소기업 자금 혜택을 못 받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면 의료법인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내 병원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조직도 신설할 계획이다.

홍 회장은 “의료법인을 인수합병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을 만나 설명을 좀 더 했다면 통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앞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오해 소지가 있다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찾아가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