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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LGBT

입력 2016-06-14 17:24:33 | 수정 2016-06-15 00:06:38 | 지면정보 2016-06-15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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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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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LGBT’라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범행장소가 게이 전용클럽이어서 동성애 증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LGBT는 성(性)소수자를 총칭하는 신조어다.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영어권에서 퀴어(queer)와 같은 뜻이지만 어감은 덜 논쟁적이라고 한다.

6월은 미국의 ‘성소수자 인권의 달(LGBT Pride Month)’이다.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것도 그래서다. 지난해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유엔은 LGBT 우표까지 발행할 만큼 성소수자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LGBT에 대한 편견과 갈등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한 게 현실이다.

동성애는 신화와 성서에도 기록될 만큼 뿌리가 깊다.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는 독수리로 변신해 미소년 가니메데스를 납치했다. 구약성서 레위기에는 여자와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고 했다. 이슬람권에선 동성애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징역형은 물론 사형에 처하는 나라가 적지 않다.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은 수천년간 금기였다. 19세기 말에야 동성애자 권리운동이 일어났지만 히틀러는 철저히 탄압했다. 나치는 아이를 생산하지 못하는 동성애자를 절멸 대상쯤으로 여겼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조차 연방정부 공무원이 동성애자이면 해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을 정도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들어 상황이 반전했다.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초 레즈비언 단체 ‘빌리티스의 딸들’이 조직됐다. 1960년대 인종차별 반대운동이 번지면서 성소수자 인권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그 결실이 1973년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이다. 이제는 성소수자 배려가 정치적 올바름의 한 목록으로 자리잡았다.

LGBT가 생기는 원인에 대해선 유전설, 호르몬 부조화설, 환경설 등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정설은 없다. 오히려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가 LGBT를 비정상으로 본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異)성애자가 ‘일반’적이라는 시각에 맞서 동성애자들은 스스로를 ‘이반(二般 또는 異般)’으로 지칭한다.

물론 LGBT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시대변화에 맞게 열린 시각으로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동성애를 처벌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도 올랜도 테러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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