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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파리의 스타트업 톡톡] 반바지 입고, 10시 출근한다고 '아재 기업'에서 혁신 나올까

입력 2016-06-14 18:47:05 | 수정 2016-06-15 01:14:32 | 지면정보 2016-06-15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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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적 조직·관행 안 바뀌면
단순히 흉내내기에 그쳐
책임자부터 나서 소통해야

김광현 < 디캠프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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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3월24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삼성 컬처 혁신’을 선언한 뒤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 삼성전자가 왜 스타트업처럼 일하자고 선언했을까? 스타트업처럼 일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스타트업 문화는 어떤 것일까?

삼성전자가 ‘컬처 혁신’을 선언한 것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혁신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혁신이 가능한 조직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를 바꿔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혁신적인 제안이 복잡한 결재 라인을 거치느라 지연되거나 변질된다면 직원들은 입을 다물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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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따라 할 만한 ‘스타트업 문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반바지를 입어도 되고, 아침 10시 이후에 출근해도 되고, 사장을 “브라이언”이라고 부르는 것이 스타트업 문화일까? 이런 것은 겉모습에 불과하다. 소통과 혁신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면 ‘스타트업 문화’라고 할 수 없다. 조직의 책임자가 앞장서서 생각을 바꾸고 조직과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흉내내기에 머물게 된다.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 입주 스타트업들을 보면 ‘스타트업 문화’는 제각각이다. 창업자 성향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 디캠프 입주 첫날 필자를 놀라게 한 스타트업도 있었다. 인원이 다섯 명에 불과한데 대표 자리를 큼지막하게 따로 마련한 곳이 있었다. 대기업 중간간부 출신인 대표는 꽤 권위적이었다. 결국 개발자가 대표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반발해 퇴사했고 회사는 위기에 빠졌다.

정반대 경우도 있다. 자리만으로는 누가 대표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스타트업도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 “대표님 계세요?”라고 물으면 직원들 사이에서 “여기요”라고 답하며 일어선다. “왜 거기 앉아 있느냐”고 물었더니 “직원들과 함께 있어야 진솔한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대표가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소통을 제대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요즘 ‘아재 개그’가 유행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즐길 만한 썰렁한 우스갯소리를 아재 개그라고 한다. 창업계에서는 ‘아재’를 아예 ‘꼰대’라고 부른다. 아랫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중장년 간부들을 비꼬는 말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가 꼰대를 상징하는 말이다.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이루고 싶다면 조직원들이 엉뚱한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내게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문화’는 정해진 게 아니다. 저마다 자기네 실정에 맞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요즘 창업계 행사장에 대기업 기업문화 담당자들이 종종 나타난다. 필자는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계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고,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김광현 < 디캠프 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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