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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혈세 쏟아붓는 와중에 수백억 '꿀꺽'…대우조선 썩는 줄 모른 정부·산은

입력 2016-06-14 18:20:56 | 수정 2016-06-15 01:37:51 | 지면정보 2016-06-15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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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에 파업 결의…대우조선 어디로

서류 조작해도 '무사통과'
해운대 아파트·상가 구입…수입차 사고 주식투자 '펑펑'
사측은 피해 줄여 늑장고소

감사도 없이 부패 방치
연이은 납품비리·갑질에도 조사는커녕 숨기기 급급
감사실은 이유없이 폐지

채권단 "파업땐 지원 중단"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확인된 14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 본사 로비에 전시된 선박모형 뒤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대우조선해양 직원이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확인된 14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 본사 로비에 전시된 선박모형 뒤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직원 한 명이 약 8년에 걸쳐 180억원의 회삿돈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방만한 경영과 허술한 임직원 업무 관리시스템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번에 구속된 전 대우조선 시추선사업부 차장 임모씨의 범행은 2008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계속됐다.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행장이 네 명, 2대 주주인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다섯 명 바뀌는 동안 2730회나 거래명세표를 위조했지만 발각되지 않고 거액을 빼돌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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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지원 과정에서도 범행

대우조선은 지난해 7월 3조원대 부실을 분식회계를 통해 숨긴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대우조선에 약 6조5000억원을 쏟아부은 산업은행과 정부는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4조20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임씨의 범행은 이 과정에서도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임씨가 지난해 11월까지도 위조 거래명세표와 허위 임대차계약을 통해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 2월에야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검찰에 6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임씨를 고소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피해액은 1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조선이 피해 액수조차 제대로 산정하지 못하고 3분의 1로 줄여 고소한 것이다.

임씨는 빼돌린 돈으로 해운대 아파트와 상가를 사들였다. 수입차를 구입하고 주식투자를 하는데도 거액을 썼다. 경찰이 회수한 현금은 15억여원에 불과했다. 기업 형사사건을 주로 다루는 한 변호사는 “한 사람이 8년간 회삿돈 180억원을 빼돌린 건 대우조선의 윗물뿐 아니라 아랫물까지 썩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감사기능 마비

대우조선의 방만 경영과 감사기능 마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엔 대우조선 구매부 직원들이 차명으로 설립한 납품업체가 기존 2차 중소협력업체의 납품물량을 빼앗고 1차 협력업체로 등록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업체는 납품실적과 부품 제작을 위한 설비가 거의 없음에도 자회사까지 세워 대우조선 협력업체로 활동했다.

대우조선은 기존 납품업체 민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도 고발 조치 없이 조용히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도 35억원대 납품비리가 드러나 임원 4명과 직원 30여명이 기소됐다. 당시 대우조선의 한 임원은 납품업체에 아내가 갖고 싶어 하는 목걸이를 사오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까지 수시로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의 이 같은 부패는 자초한 것이란 비판이 많다. 대우조선은 감사위원회 안에 감사실을 두고 전무급 실장을 배치해 운영했지만 2008년 9월 갑자기 감사실을 없애고 감사실장을 해고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감사실이 폐지되자 당시 회사 안팎에선 낙하산 인사를 받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동안 대우조선이 임직원들과 정부 윗선의 ‘놀이터’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 등 경영진의 분식회계와 연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4일 대우조선에 대한 향후 수사 방향을 밝혔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분식회계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2006년 남 전 사장 취임 후 현재까지 이뤄진 500여건의 프로젝트 모든 과정을 전수조사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와 상선 건조 등 전 분야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단은 또 분식회계 외 경영진 비리를 밝히기 위해 이들이 사익 추구를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 와중에 노조는 파업 결의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은 지난 13~14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14일 “자구계획을 발표한 회사와 채권단에 맞서 실시한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 및 총고용 보장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개표 결과 85%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군함 등 특수선 부문을 분할하겠다는 회사 계획에 반대한다며 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다. 다만 당장 파업에 돌입할 계획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실제 파업에 돌입하지 않도록 회사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며 “노조가 파업을 실행에 옮긴다면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한신/김인선/정지은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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