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모바일게임사 넷마블게임즈가 5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다 이를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프랑스의 글로벌 게임업체 게임로프트 인수를 시도하다 포기한 것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급성장 중인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며 해외 우량 게임업체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했다. 작년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들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바일게임사 SGN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얼마 전까지 해외 우량 게임사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지난 2월부터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투자자를 모집해 기관투자가 10여곳에서 투자확약서(LOC)까지 받았으나 지난달 말 돌연 거래 취소를 통보했다. 인수금융은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인수기업이나 피인수기업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금융기법이다. 넷마블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게임사를 포함해 북미와 유럽 게임사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취소 이유에 대해 넷마블은 “인수 대상을 못 찾았기 때문에 투자자의 부담을 덜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자금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의 인수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118개국에 진출한 게임로프트 인수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넷마블이 인수금융을 시작한 올초 매물로 나온 이 회사는 기업가치가 7억유로(약 92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매물로 나온 시기와 덩치를 고려할 때 넷마블의 사정권에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프랑스의 세계적 미디어기업 비방디가 뛰어들며 지난 7일 인수를 확정지었다. 덩치 큰 글로벌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자 넷마블이 물러섰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내부 사정상 인수하려던 업체는 밝히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SGN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인수 대상을 꾸준히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