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된 뒤 이란산 원유의 국내 수입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1~4월 국내로 수입된 이란산 원유는 2996만3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1403만3000배럴과 견줘 113.5% 늘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는 지난 1월 해제됐다.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를 포함한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2011년까지만 해도 연간 8718만4000배럴에 달했다. 하지만 경제 제재가 강화된 이듬해인 2012년에는 5614만6000배럴로 줄었다. 경제 제재로 한국이 이란에서 수입할 수 있는 원유 쿼터(할당량)가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4492만3000배럴까지 내려갔다.

이란산 원유의 장점은 싼 가격이다. 중동산 콘덴세이트는 그동안 카타르가 거의 독점하면서 값이 비쌌다. 그 대체재로 값싼 이란산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4월 기준 이란산 원유 단가는 배럴당 35.11달러, 카타르산은 40.48달러였다.

국내 정유업체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가 이란산 원유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4월에는 화학업체인 한화토탈도 수입에 가세했다. 1분기 4개 정유업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가장 좋은 실적을 낸 데는 저가의 이란산 원유 도입도 한몫했다는 것이 증권업계 분석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