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8개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권문식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은 1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 미디어 초청행사에서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28개 차종의 친환경차를 개발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자동차산업의 미래 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친환경 기술 트렌드를 소개하면서 “일부 완성차업체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 등으로 여느 때보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에는 동력원으로 배터리와 모터만 쓰는 전기차, 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차, 하이브리드차에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반응시켜 발생시킨 전기로 달리는 수소연료전기차 등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전기차 3종, 하이브리드차 6종, PHEV 2종, 수소차 1종 등 12종의 친환경차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4년 동안 친환경차 16종을 추가로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11월 내놓은 친환경차 중장기 전략에서 당시 7종이던 친환경차를 2020년까지 22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2년이 안돼 친환경차 5종을 추가로 내놓았고, 2020년 출시 목표 차종 수도 6종 늘렸다.

권 부회장은 “2018년에는 1회 충전으로 32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전기차와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수소차 전용 모델도 내놓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전용으로 개발한 차종 아이오닉과 니로의 PHEV 모델을 이르면 연내에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모든 친환경차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친환경차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완성차업체가 EU 내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 130g(현행)에서 2021년부터 91g 이하로 제한한다.

한국 정부는 140g에서 2020년 97g 이하로 줄일 예정이다. 완성차업체들은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디젤차도 적극적으로 개발해왔지만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친환경차로 개발의 중심축을 옮겨가는 추세다.

부산=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