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랩을 통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삼성전자 직원 18명이 3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센트럴파크에서 성공 의지를 다지고 있다.
C랩을 통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삼성전자 직원 18명이 3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내 센트럴파크에서 성공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 18명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해 스마트벨트, 세계 최고 효율의 단열재 등을 상품화한다. 사내 ‘크리에이티브랩(C랩)’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 채택된 이들이다.

삼성전자는 직원 18명이 31일자로 회사를 퇴사해 스타트업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설립되는 스타트업은 △비만 및 과식을 관리해 주는 스마트벨트를 개발한 웰트 △아이디어나 메모를 붙임쪽지로 간단하게 출력해 주는 아이디어프린터 △스마트폰 잠금해제로 사진을 관리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의 락사 △전력요금 체계가 복잡한 미국에서 최적의 요금제를 추천하는 세이브에너지코스트 △세계 최고 단열 효율을 가진 단열재를 개발한 삼성단열 등이다. 내부 기술평가와 외부 벤처투자사 등의 평가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된 곳들이다.

이들은 삼성전자에서 사업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경영 컨설팅을 지원받는다. 삼성전자는 해당 스타트업의 지분 일부를 취득할 뿐 경제적 이득은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타트업 창업 지원은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에게 보상하고 사내에 창의적 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패를 용인한다는 의미에서 실패해도 부담 없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창의력을 북돋우기 위해 2011년 C랩을 처음 개설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스타트업 기업 설립 제도’를 도입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 심사를 통과한 직원은 C랩 프로젝트의 리더가 돼 최대 1년까지 현업에서 벗어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기존 사업과 관계있으면 사업부의 상품화 과제로 채택한다. 상품성은 있지만 삼성전자 사업으로는 적합하지 않으면 스타트업으로 독립시킨다. 지난해 9개 스타트업이 설립돼 이놈들연구소가 해외 벤처 투자자에게 투자받는 등 성과를 올렸다.

C랩을 이끄는 이재일 창의개발센터장은 “직원 480여명이 C랩 130여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 중 40여개 과제는 사업부로 이관돼 상품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