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 기술력 확신한다면 적극 지원해야"
“기술력 있는 분야는 당장 시장 상황이 나쁘더라도 정부가 미래를 내다보고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조선업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할 수 있습니다.”

페트리 펠토넨 핀란드 고용경제부 차관(사진)은 효과적인 조선업의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감한 정부 투자로 위기에 빠진 핀란드 조선업을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책임자로 꼽힌다. 펠토넨 차관은 한국과 핀란드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핀란드 대사관과 무역대표부가 주최한 ‘핀란드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2014년 고용경제부 기업혁신국장 시절 세계 최대 크루즈선 조선사인 메이어베르프트와 함께 핀란드 산업투자공사(핀란드 정부 지분 10%)가 80 대 20 비율로 투르쿠조선소 인수에 참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에게 핀란드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핀란드 정부는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자금을 운용하는 상업적 투자자로 참여했다”며 “투르쿠조선소가 단기간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르쿠조선소는 인수 첫해인 2014년 2824만유로(약 374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1년 만에 1510만유로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억유로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2020년까지 크루즈선 생산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펠토넨 차관은 핀란드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지난 1월 차관으로 승진했다.

그는 여러 차례 외국 기업의 인수에도 무너지지 않은 핀란드 조선업의 비결로 고부가가치 특수선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개발(R&D) 능력을 꼽았다. 핀란드 조선업은 쇄빙선, 원유시추선, 크루즈선 등에 특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펠토넨 차관은 “핀란드 조선업의 바탕을 이루는 기술 수준은 수많은 협력사에서 나온다”며 “대학과의 산학연계 시스템으로 특수선에 적합한 인력을 영입하고 기술을 보유한 협력사들이 외국 조선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