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도 땅값이 작년보다 27.77% 오르며 세종시를 2위로 밀어내고 전국 땅값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전국 평균 땅값 상승률은 5%를 웃돌아 2008년(10.05%)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땅값 상승률 8년 만에 최고…돈 몰리는 제주 28% 뛰어 1위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1일 기준으로 조사한 전국 252개 시·군·구의 올해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이 평균 5.08%로 전년(4.63%)보다 0.45%포인트 높아졌다고 30일 발표했다. 2010년 이후 7년 연속 상승세다. 국내외 자본이 몰리고 있는 제주도(27.77%)가 땅값 상승률 1위에 오른 건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제주, 세종 제치고 1위

땅값 상승률 8년 만에 최고…돈 몰리는 제주 28% 뛰어 1위
지역별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은 수도권이 3.82%, 부산 대구 등 지방광역시가 7.46%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시·군·구는 7.23% 올랐다. 수도권은 지방보다 개발사업이 상대적으로 적고 경기 고양시 등 일부 지역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전국 평균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는 아라지구·노형2지구 등의 개발사업이 완료되고 해외 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전국 최고 상승률(27.77%)을 나타냈다. 지난해 최고 상승률(20.81%)을 보인 세종시는 오름폭이 다소 줄었지만 15.28%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뒤 아파트 등 주택과 기반시설이 확충되고 있어서다.

울산(11.07%)도 지난해(10.25%)보다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률 3위에 올랐다. 울산대교 준공과 동구 화정지구, 북구 호계매곡지구, 중산2차산업단지 등의 개발이 상승률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혔다. 대구(9.06%)도 2호선 지하철 연장, 3호선 지하철 개통, 동구 혁신도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상승률이 2.87%포인트 높아졌다.

부산(7.33%)도 주택지 개발과 아파트 분양 호조에 힘입어 전년보다 상승률이 1.7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대전(3.22%)은 상승률이 전국 시·도에서 가장 낮았다. 별다른 개발 사업이 없고 과학벨트 등 관심을 모은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데다 인근 세종시로 부동산 실수요자가 빠져나가는 ‘빨대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서귀포시·해운대구 높아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별로도 제주시(28.79%)와 서귀포시(26.19%)의 상승률이 단연 높았다. 서귀포시는 영어교육도시 조성사업을 하고 있고 해안도로변 토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게 땅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엘시티 등 복합단지 개발이 이어지는 부산 해운대구 땅값은 17.75% 뛰었다.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경북 예천군(16.38%)도 지난해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경기 고양 일산서구(0.29%), 고양 덕양구(0.46%)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승률이 전국 평균에 훨씬 못 미쳤다. 도심 노후화로 상권이 침체되고 있어서다. 지목별로 보면 수서발 고속철도(SRT) 역세권 근처인 서울 강남구 자곡동 논이 ㎡당 124만9000원, LG그룹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설 마곡산업단지가 가까운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밭이 20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개별공시지가는 지방세인 재산세,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과 개발부담금 등의 부과기준이 되고 건강보험료 산정과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등 60여종 분야에 활용된다.

개별공시지가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www.realtyprice.kr)’ 또는 해당 토지소재지 관할 시·군·구 민원실 등을 통해 다음달 30일까지 열람과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