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로펌에 비서로 취업하려면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6대 로펌(변호사 수 기준) 인사담당자는 필수조건으로 비서직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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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취업이 어려운 가운데 로펌 비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원서를 일단 내놓고 보자’는 이른바 ‘허수 지원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로펌 인사담당자는 “로펌 비서는 변호사가 소송 과정에서 정리하는 각종 증거서류를 일일이 챙기고, 소송 스케줄 등을 꼼꼼히 조정해야 한다”며 “외국 인사들과 영어로 의사소통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능숙한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원덕 법무법인 광장 인사업무 총괄이사는 “자신이 로펌 비서 업무에 맞는 사람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본인 적성과 맞는다고 판단하면 업무에 필수적인 외국어 능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원하는 인재상으로는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성실하며 지덕체(智德體)를 갖춘 사람”을 꼽았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의 인사담당자는 “지원자의 성실성과 책임감, 사고의 유연성을 꼼꼼하게 검증하려고 노력한다”며 “팀워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대학 시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인으로서의 역량을 키운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김앤장은 자기소개서 검토 과정에서 인턴·아르바이트·대외활동 등 팀워크를 평가할 수 있는 요소를 적극 반영한다.

김찬준 세종 사무국장은 “로펌 비서에 대한 정보를 잘 파악하고 면접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며 “외국어·컴퓨터 활용능력 등도 중요한 평가기준”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자세를 갖추고 팀원들과 원만히 소통하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강영선 율촌 인사팀 실장은 “센스와 순발력, 유연한 의사소통 능력, 고객에 대한 서비스마인드 등 다양한 소양을 갖춰야 한다”며 “긍정적인 자세와 혁신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율촌은 로펌업계에서 비서직을 위한 교육 시스템과 복지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6년 공채에서 8명을 뽑는 데 960명이 몰려 12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도경이 화우 인사총무실장은 “전문교육기관의 전문비서 과정을 이수하거나 비서직 인턴을 경험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화우에서는 영어·중국어·독일어·일본어 등 어학 특기자를 우대한다.

대부분 로펌은 한 번 지원했다가 떨어진 사람을 다시 뽑지 않는다. 따라서 “충분히 준비됐을 때 원서를 내는 게 좋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