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D 낸드 플래시, 다른 경쟁사보다 3년 앞섰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3차원(3D) 낸드 플래시’는 다른 모든 경쟁사에 비해 3년이나 앞서 있습니다.”

마이클 콘웰 퓨어스토리지 아시아태평양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27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퓨어스토리지는 ‘올플래시(all flash)’ 스토리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으로, 2013년 한 해 매출증가율이 700%를 기록할 만큼 글로벌 스토리지 업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로 손꼽힌다. 지난 1분기(2~4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1억399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신제품 출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콘웰 CTO는 “삼성은 최근 세계 최초로 15테라바이트(TB)짜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했는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고작 4TB에 불과하다”며 “클라우드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속도와 용량 모두 앞서는 낸드플래시가 기존 HDD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콘웰 CTO는 “2020년이면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의 70%를 낸드플래시가 차지할 것이란 시장조사기관 전망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일정이 그보다 훨씬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전자와 오랜 인연이 있다. 애플의 스토리지 엔지니어링 매니저로 근무할 때인 2005년 삼성과 협력해 ‘아이팟 미니’와 ‘아이팟 셔플’에 적합한 ‘멀티비트플래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 첫 출시한 아이폰에도 삼성 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하는 일을 맡았다. 이후 애플을 나와 옛 썬마이크로시스템즈(현 오라클)에서 일할 때는 삼성과 함께 기업용 앱(응용프로그램)을 위한 낸드 플래시를 제작하기도 했다. 퓨어스토리지는 2013년 3월 해외 지사로는 두 번째로 국내 법인을 설립할 만큼 한국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게 콘웰 CTO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기술 수용도가 빠른 게 강점”이라며 “삼성 SK KT 등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