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에 꽂힌 큰손들
지난 15일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 제3회 ‘가평 수제맥주 페스티벌’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맥주 애호가로 성황을 이뤘다. 플래티넘, 카부르, 고릴라브루잉, 부산갈매기브루잉 등 20여개 수제맥주 회사는 다양한 맥주 맛을 알리느라 분주했다.

한국에도 수제(크래프트)맥주 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맛과 분위기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생산과 유통 모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오비맥주 롯데주류 신세계 SPC 등 대형 제조사와 유통사들이 속속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전국적으로 소규모 양조장 70여개가 수제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4조3200억여원. 이 가운데 수제맥주 점유율은 1% 정도로 추정됐다. 5년 내 시장점유율이 지금의 열 배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제맥주 회사인 플래티넘의 윤정훈 부사장은 “미국 등의 성장 사례에 비춰볼 때 한국 시장 규모도 5년 안에 5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뭉칫돈’도 밀려들고 있다. 최근 2년간 대기업,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300억원가량이 투자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김태호/노정동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