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계파싸움 할 때냐"…민생투어 나선 이정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전국 민생투어를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놓고 벌어진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을 뒤로하고 밑바닥 민심을 듣기 위해서다.

이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총선 뒤 두 차례로 나눠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울산 경주 청주 원주 제천 충주 등을 들렀고, 앞으로 군 단위 등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일장에서 산 면바지와 면티를 입고 배낭을 메고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 시장, 상가, 관광지에 가 농민, 자영업자, 청년, 주부 등을 만나 민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의원과 단체장, 당협위원장 등은 일절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장 민심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정치권이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등을 정치인의 시각이 아닌 일반 서민과 중산층의 언어로 듣고 실천에 옮기고 싶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새누리당이 변해가야 할 방향”이라며 “지금 새누리당을 포함해 모든 정당은 선거 때 아무리 매를 맞아도 그 순간만 새로 ‘페인트칠’하고 넘어가고 있다. 서까래가 썩고, 주춧돌이 무너져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심은 새누리당을 떠났다”며 “당 소속 국회의원 122명 전원이 현장에 가서 한숨과 눈물, 개탄 소리를 듣고 밤새워 토론하고 아침마다 당정협의를 열어 민생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 계파 싸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친박-비박, 진박-반박이 있을 수 없다. 계파 문제 언급 자체가 당을 분열시키는 패권주의, 분파주의”라며 “서로 욕하고 상대 가슴에 못 박고 하는 식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 계파를 초월해 할 수 있는 민생 아젠다를 발굴해 공동으로 수행해 나가는 게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게 여야 싸움인데 그것도 모자라 당내 싸움까지 하고 있다”며 “쓸데없이 말꼬리를 잡고 공격하고 비난하는 양측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의원들은 당 대 당으로 싸우고, 인기영합을 위해 당내에서도 싸우고, 치열하게 살지도 않으면서 연말에 가면 세비와 국회의원 지원금을 올린다”며 “국민은 ‘왜 너희들 싸움 구경을 해야 하느냐’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정치인들이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