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언어 구사하는 페퍼…피자가게서 일한다
인간의 감정을 읽고 대화할 수 있는 로봇 ‘페퍼’(사진)가 아시아지역 피자헛 매장에서 주문을 받고 결제 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스타카드는 올해 말까지 아시아지역 피자헛 매장에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고객 주문을 받고 계산하는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지역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싱가포르 내 피자헛 매장에 우선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와 미즈호은행 등은 소비자 지원 보조업무 등에 페퍼를 이미 활용하고 있지만 주문, 결제 등 페퍼가 직접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프트뱅크의 로봇 자회사인 로보틱스가 개발한 페퍼는 인간의 목소리를 인식해 감정을 이해하도록 고안됐다. 고객과 대화하고 모바일 결제를 처리하는 업무가 가능하다. 네슬레 미즈호은행 등 소비자 지원 보조업무용으로는 지금까지 7000대 이상 판매됐다.

페퍼는 영어, 일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를 포함한 19개 언어를 구사해 피자헛 매장을 찾은 고객의 질문에 대답하는 등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한국어 대화기술은 내년 초까지 개발해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결제는 페퍼의 가슴에 달린 태블릿PC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마스타카드의 전자지갑인 ‘마스터패스’를 사용해 결제 서비스가 가능하다.

토비아스 푸세 마스타카드 부사장은 “우리는 페퍼의 인공지능과 마스타카드의 안전한 디지털 결제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에게 기억될 만한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FT는 페퍼가 당장 피자헛 매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퍼가 현장경험을 쌓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테스트의 취지기 때문이다.

존 셸던 마스타카드 혁신경영부문 대표는 “아르바이트생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페퍼 도입으로 매장 내 업무효율이 높아지면 직원들은 단순노동에서 벗어나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