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위성 관측정보로 신산업을 열자
지진, 태풍, 쓰나미 등 전 지구적 재난이 광범위하게 일어남에 따라 인공위성 정보 활용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광대한 규모의 재난이 발생할 경우 인공위성 관측 데이터가 피해 파악 및 구조 활동에 중요한 정보가 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4월 네팔에서 발생한 대지진 때 우리가 제공한 위성 영상은 구조 활동과 피해 파악에 효과적으로 활용됐다. 한국은 국제협력프로그램인 ‘우주 및 대형 재난에 대응하는 국제헌장’ 회원국으로 영상 정보를 총 일곱 차례에 걸쳐 네팔 정부에 전달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공위성을 보유한 16개 국가의 우주 개발 기관들이 참여, 우주기술을 재난 분야에 적극 활용해 인명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2000년부터 활동이 시작됐으며 올 4월까지 110개국에 500여건의 재난·재해 정보를 제공했다. 한국은 2011년 가입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칠레, 터키, 이집트 등 18개 개발도상국에 76건의 영상정보를 지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트는 2012년 1조6000억원 규모였던 세계 위성 영상시장이 2020년에는 3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위성 영상 정보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06년 발사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2호는 2015년 9월까지 국토 및 재난 관리, 환경 분석, 작물 생산량 파악 등 4만5350장의 영상을 생산해 약 5300억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왔다. 개발비 2633억원의 두 배가 넘는 성과다. 지난해 3월에는 지면의 55㎝ 크기 물체도 식별하고 적외선 센서로 야간에도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아리랑 3A호’를 궤도에 올렸다. 2015년 12월부터는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 수입 대체는 물론 수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상 정보 수출액은 260억원 정도로 아직은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지난해 위성 정보 활용을 위한 범(汎)국가적 전담기구 ‘위성정보활용지원센터’를 설립해 개발에서 적극적 활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개방형 위성 정보 활용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등에 적극 대응하고, 위성 정보를 이용한 창업 지원과 인력 양성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위성 정보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꽤나 낮은 편이다. 인공위성 정보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고, 나아가 미래 성장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류장수 <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