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퍼시픽은 국내 유일의 고급 리조트 개발 전문기업이다. ‘힐튼남해 골프&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등 2곳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개장을 목표로 ‘힐튼부산&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이하 에머슨부산)를 짓는 등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Cover Story] '에머슨부산' 개장 땐 중산층 고객 확대…체인화로 회원권 매력 높아져
◆넓어지는 고객층

에머슨퍼시픽은 2008년 이후 고급화 전략을 철저히 실시하면서 상류층을 대상으로 리조트를 설계해왔다. 상류층을 타깃으로 영업에 집중한 결과 골프장과 연계한 리조트(골프텔)로 사업영역이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짓고 있는 에머슨부산 사업을 계기로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머슨부산엔 에머슨퍼시픽 최초로 310객실 규모 힐튼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회원제 리조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중산층으로 고객군을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 부산 인근의 특1급 호텔 수익성이 우수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의미뿐 아니라 향후 이 회사의 주수입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over Story] '에머슨부산' 개장 땐 중산층 고객 확대…체인화로 회원권 매력 높아져
통상 리조트산업은 사업 위험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리조트 개발에 들어가는 투자 규모가 크고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이나 기반시설 정비가 필요한 장치형 산업이기 때문이다. 수요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사업 초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금융비용, 감가상각비, 인건비 및 고정비 부담이 크다. 사업이 뿌리내리고 경쟁 리조트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시설 대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리조트산업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까지 다른 산업보다 오랜 기간이 걸린다.

하지만 에머슨퍼시픽은 2005년 힐튼남해와 금강산 아난티 분양을 동시에 성공시키면서 사업자금을 초기에 빠르게 회수했다. 두 개 사업을 한 번에 진행하는 만큼 위험 부담이 컸지만 성공하면 공통 비용을 절감해 이익이 더욱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이후 리조트 운영 수입이 정상적으로 들어오며 현금흐름도 나아졌다. 안정적인 주수입원을 토대로 개발과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사업의 영속성도 확보했다.

◆‘체인화 시너지’ 기대

에머슨퍼시픽에 앞서 사세를 키운 리조트 개발회사들은 초기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속성을 갖춘 뒤 체인화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명리조트 등 대기업이 1990년대 리조트 시장을 빠르게 지배한 원인으로도 체인화가 꼽힌다. 이들은 계열회사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초기 투자 부담 없이 대폭적으로 객실 수를 늘릴 수 있었다.

리조트 체인화는 고객이 회원권을 한 번 구입하면 여러 지역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분양하고 있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해운대의 회원 혜택을 살펴보면 △아난티 펜트하우스 체인 △힐튼 남해 △아난티 클럽 등 에머슨퍼시픽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회원권 구매 매력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신규 리조트 사업으로 높아지는 사업가치에 기존 영업장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더해지면 영업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유상증자로 1806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중민투는 중국 민간 대기업 대표 5인이 투자한 민간 자산운용회사로 자본금 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무투자자다. 최고급 리조트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자국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전략적 동반자로 에머슨퍼시픽을 선택했다. 앞으로 제주 용평 등 국내 리조트 추가 개발과 중국 및 해외 리조트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에머슨퍼시픽은 중국민성투자와의 MOU로 사업개발을 위한 자본금을 확보함과 동시에 확실한 수요층까지 잡았다. 국내 최초의 해외 리조트 확장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리조트 개발회사로 에머슨퍼시픽이 꼽히는 이유다.

국내 리조트산업은 1990년대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대중화했고 외환위기를 전후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다. 이후 관광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맞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리조트산업은 대형화·복합화, 최고급화·전문화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뉘어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득 양극화로 최고급과 대중의 두 가지 영역으로 각자 전문화하고 있다. 일본의 최고급 리조트 전문 리조트트러스트그룹은 소득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심해지기 시작한 1998년을 기점으로 회원 수가 급증했다. 이후 18년 연속 일본 리조트업계 1위를 기록하면서 2014년 말 기준 매출 11억달러, 순이익 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최고급 리조트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로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머슨퍼시픽은 최고급 리조트 개발 노하우와 중국 자본의 결합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하며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박세라 < 신영증권 연구원 park.se-ra@shinyo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