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문. / 한경 DB
서울대 정문.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무조건 내신 1등급에 수상실적은 수십개. 몇몇 입시업체가 전하는 서울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합격스펙이다.

그러자 서울대가 직접 합격사례를 공개했다. 실제로는 일반고 내신 평점 3.0~4.0, 수상실적이 한 자릿수여도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지난 4일 펴낸 웹진 아로리(snuarori.snu.ac.kr) 4호의 ‘나도 입학사정관’ 코너에 참여하면 이같은 2016학년도 학종 합격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지구환경과학부, 전기정보공학부 신입생 3명씩 모두 9명의 실제 데이터가 공개됐다.

교과 성적 3년 평점 1.0~2.0을 꾸준히 유지한 합격생도 있는 반면 평점 3.0~4.0에 머물렀지만 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충남 소재 일반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합격한 해당 학생의 고교 3년간 내신 평점은 국어 4.0, 영어 3.62, 사회 3.6에 그쳤다.

이들 학생의 수상실적 역시 고교 3년간 3~8개로 특별히 많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당락은 교과 성적이나 비교과 스펙보다 학교교육 과정 내 학습활동에서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입학본부가 공개한 데이터의 핵심내용도 △학업노력 및 학습경험 △의미있는 활동 △학교생활 사례 △학교소개 요약 △도서목록이었다.

서울대 학종 합격생을 배출한 해당 일반고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공통점이 있었다.

내신 등급이 낮음에도 합격한 학생이 대표적이다. 이 학생이 졸업한 일반고는 영어 수준별 맞춤식 수업과 테마별 공통수업을 함께 운영했다. 과학 교과에선 물리·화학·생명과학 실험 등 학생주도 탐구실험 위주 전문수업, 과제연구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진로맞춤형 학습동아리 발표대회, 소논문(졸업논문) 발표대회도 열었다.

대체로 일반고는 특수목적고, 자율형사립고에 비해 이같은 학습경험 프로그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대의 합격사례 공개는 ‘일반고도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충분히 학종에 대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학종은 준비과정이 길고 제출서류도 많아 옳은 대비법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생생한 사례들을 소개해 수험생 개개인과 고교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하면 될지 쉽게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로리에는 2016학년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 인문학, 사회과학, 수학, 물리, 화학 등 분야별 면접·구술고사 제시문과 출제 근거 설명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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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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