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만난 인생작 '미세스캅2'"…실력파 형사역 열연한 김성령 인터뷰
“세상 불공평해도 범인 잡아 덜 불공평하게 만드는 게 경찰의 일”→미세스캅2의 명대사

"30년 만에 만난 인생작 '미세스캅2'"…실력파 형사역 열연한 김성령 인터뷰
“연예계 생활을 30년 가까이 했는데 이번 드라마가 ‘제 인생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형사 역할이 어울린다고 많이들 이야기해요. 이런 작품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쁩니다.”

경기 탄현 SBS일산제작센터에서 최근 만난 배우 김성령(49·사진)은 오는 8일 종영을 앞둔 SBS 주말드라마 ‘미세스캅2’를 ‘인생의 작품’으로 꼽았다. 극 중 그는 경찰대 출신으로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과학수사 기법 연수를 받은 실력파 형사 고윤정 역을 맡았다. 서울경찰청 강력 1팀장인 고윤정은 남편과는 이혼을 앞두고 갈등하고, 수학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아들과 함께 고민하는 ‘워킹맘’이다. 김성령은 “고윤정이라는 캐릭터에 강인한 여자의 모습과 사건을 해결해 가는 형사의 모습을 동시에 담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정말 모든 장면에 최선을 다했어요. 악역인 이로준(김범 분)과 대립하는 장면, 상사인 박종호 형사과장과 맞붙는 장면, 남편과 이야기하며 갈등을 드러내는 장면 등 모든 장면에서 애착을 갖고 연기했어요.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만을 뽑기가 어렵습니다,”

김성령은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는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전 시즌이 있는 드라마여서다. 지난해 8~9월 방영한 ‘미세스캅1’에선 배우 김희애가 주인공 형사 역을 맡아 호연했다. “지금껏 방송이나 영화에서 여자 형사를 연기한 배우의 연기력이 모두 출중했어요.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시즌1을 재미있게 봤고, 액션 연기에 관심이 많아서 출연을 결심했죠.”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단독 주연급이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수사, 액션, 가정사 등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 극을 이끈다. 김성령은 “많은 촬영 분량을 감당한 게 기적처럼 여겨진다”며 “밤샘 촬영은 견딜 만했지만 야외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땐 날씨가 추워 고생했다”고 말했다.

형사들이 이로준을 쫓는 것이 극의 큰 줄기다. 제멋대로 살며 악행을 저지르는 이로준은 경찰에게도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김성령은 “예상치 않은 어려움 때문에 연기에 몰입하지 못하고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웃었다. 그 어려움은 김범의 외모다.

“형사로서 이로준을 노려보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김범의 잘생긴 얼굴을 보다 보면 연민이 생겨서 자꾸 눈빛이 풀렸죠. 그럴 때마다 속으로 ‘저 나쁜 놈’이라고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죠. 하하!”

극 중에선 물론 그의 이런 속내가 비치지 않는다. 고윤정은 어려움이 닥쳐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열혈 형사다. 같은 팀 후배인 형사 신여옥(손담비 분)이 “힘없는 사람만 구속 수사를 당한다”며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한탄해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세상은 불공평하지만, 죄인을 잡아 조금이라도 덜 불공평하게 하는 것이 경찰의 일”이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김성령은 “그 대사에 특히 공감이 갔다”며 “새삼 경찰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작품을 찍으면서 사회 관련 뉴스도 더 유심히 봤다”고 했다.

드라마는 종영까지 2회 남았다.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이로준과 경찰의 마지막 대립이 남았습니다. 이로준은 워낙 머리가 좋은 인물이라 지금껏 수사망을 피해갔어요. 그런 그가 과연 경찰에 잡힐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입니다. 반드시 생포해서 교도소에 넣어야죠. 하하!”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