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10주년 맞은 대구상공회의소 진영환 회장 "기업인이 존경받는 분위기 확산 선도할 것"
“대구상공회의소가 걸어온 110년은 위기와 맞서고 극복해 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지역경제의 성장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선대(先代) 상공인들의 숭고한 뜻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설립 110주년을 맞은 대구상공회의소의 진영환 회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경제가 어려울수록 상공회의소 역할은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사업 초기 줄과 쌀통 생산에서 지금은 메커트로닉스, 로봇으로 영역을 확장한 삼익THK 회장이다.

대구상의는 구한말~일제강점기인 1906년 8월 민족상권 수호를 위해 선대 경제인들이 하나로 뜻을 모은 대구민의소로 출발했다. 국내 상공회의소 가운데 서울 인천 부산 마산(현 창원)에 이어 다섯 번째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개항 당시 대구는 영남권 교통과 물산의 중심지여서 지방 내륙도시 가운데는 가장 먼저 상의가 설립됐다.

대구민의소는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간부로 활동한 민족운동가 서상돈 선생과 3·1운동 이후 일본에서 제2독립선언서를 작성한 김광제 선생 등이 단체 설립을 주도했다. 대구민의소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처음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1907년 대구상무소, 1930년 대구상공회의소로 개편됐고, 1953년 인가를 받아 이듬해 초대의원을 뽑았다. 진 회장은 대구상의의 가장 큰 성과로 1960년대 전국 최초로 지역은행인 대구은행을 설립해 지역금융의 기반을 마련한 것을 꼽았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전국 최초 시민구단인 대구FC 창단, 자동차부품주행시험장 건립, 사통팔달 교통인프라 구축을 위한 고속도로와 전철망 구축, 산업단지 조성에도 대구상의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 진 회장은 “영남권 신공항, 국가산업단지, 창조경제단지 등 지역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현안 사업들이 잘 추진되도록 경제계 의견을 결집하는 구심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기술 변화 같은 작은 부분이 아니라 산업과 경제의 ‘판’ 자체가 바뀌는 큰 변화의 시기”라며 “대구시가 추진 중인 미래형 자동차, 사물인터넷,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창조경제, 청정에너지 산업 등 신산업 육성이 성공할 수 있도록 선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업 연구개발(R&D) 투자, 상의 내 위원회와 전략산업 관계자들 간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기업의 당면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이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친기업 정서가 확산돼 대구상의 회원 기업은 지역대표 기업이라는 평가를 듣게 하는 것이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의가 지역경제계의 대표단체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상공위원과 상의 회원으로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대구상의의 활동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김동구 전 회장이 시작한 ‘새로운 100년을 위한 상의회관 건립’ 기금 모금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