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의 '선택과 집중'…추락하던 락앤락 살렸다
국내 1위 주방용품 제조업체 락앤락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김준일 회장(사진)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서서히 성과를 내면서 중국 온라인 시장과 국내 요리기기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락앤락의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5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3.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4억6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23% 뛰었다. 매출도 1040억원으로 16.7% 늘었다.

김준일의 '선택과 집중'…추락하던 락앤락 살렸다
중국 법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4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에선 온라인과 할인점 매출이 늘었다. 이 중에서도 온라인 매출이 31% 상승하며 중국 매출을 견인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를 모델로 쓰면서 ‘백종원 프라이팬’으로 유명해진 쿡웨어 매출이 207% 급증했다. 봄 이사철을 맞아 수납용품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미국 최대 홈쇼핑 업체인 QVC 수출 물량도 증가해 수출이 81.7% 늘었다. 김성태 락앤락 대표는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1분기 매출이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락앤락의 ‘호성적’은 ‘김준일표 구조조정’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락앤락의 성공 뒤엔 중국 시장이 있었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뒤 2012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때 ‘중국 3대 수출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짝퉁 제품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 매출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김 회장은 1년의 절반을 중국에서 보내면서 경영을 총괄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했다. 실적이 부진한 책임자를 퇴출시키고 영업망을 온라인몰 위주로 재정비했다. 판매가 저조한 비주력 제품군을 정리한 뒤 텀블러(물병) 등 새로운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