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제 구원투수, 벤처
한국 수출이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당분간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25전쟁 후 폐허가 된 세계 최하위 빈국이던 한국은 대기업 위주의 압축 성장과 수출 주도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과거 방식으로는 재도약하기 어려워 보인다.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벤처 창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다. 미국과 중국 등 각국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목표로 ‘창업전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 등 창업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8년 2042개였던 국내 벤처기업은 올 들어 3만개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 중 6곳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의 매출 합계는 약 9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4%다.

여성인력 창업 기피 현상이 심한 산업계에서도, 이공계열 전문기술을 확보한 여성의 벤처 창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여성 창업 벤처기업은 2500개를 넘었다. 이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는 9개,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도 5개나 된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여성 벤처는 전체 벤처기업 중 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성 고급 인력이 창업 분야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 인프라 개선 정책 제안과 같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전체 벤처 생태계에서 여성 벤처의 위치는 미약하다. 그러나 대기업 성장 모델과 함께한 남성 벤처인들과는 달리, 여성 벤처인들은 패스트 팔로어(새로운 제품,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전략)보다 혁신적 창조자가 필요한 창조경제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하고 있다. 여성 벤처인들의 성장성은 기존 산업 플랫폼의 전환이란 시대적 타이밍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다.

벤처 창업은 경제 위기를 돌파할 해답이다. 벤처는 청년들에겐 미래를 밝힐 희망을 키우고, 국가 차원에선 중장기적 국부 창출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벤처 창업 붐이 결실을 맺고, 세계적인 글로벌 벤처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각 분야의 다양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영 < 한국여성벤처협회장 kovwa@kovw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