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법인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다.

4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은 최대 30%인 법인세율을 향후 10년 내 25%까지 인하하는 내용의 2016~2017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에는 법인세율 인하 외에도 중간소득층 및 중소기업 감세, 다국적 기업 과세 등이 담겨 있다.

호주 정부는 매출 1000만호주달러(약 86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율을 27.5%로, 1%포인트 낮춰주기로 했다. 또 전체 기업의 세율을 2026~2027회계연도까지 25%가 되도록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다. 대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최고 수준인 30%의 법인세를 부담하고 있으나 이를 OECD 평균(23.2%, 2015년 기준) 정도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25만호주달러(약 2억2000만원) 이상 고소득층 등 부유층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하되 중간 소득층에 대해서는 세금우대 상한선을 상향 조정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세금 회피를 위해 호주 내 수익을 해외로 빼돌리는 다국적 기업에 대해서는 40%의 징벌세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호주 정부는 향후 4년간 담배 소비세를 12.5%씩 올리기로 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3월 말 법인세율을 2020년까지 20%에서 17%로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도 올초 첨단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율을 15%로 내리기로 했다. 일본도 올해 초 32% 수준인 법인세 실효세율을 29.97%로 조정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