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400주기를 맞은 셰익스피어의 극 중에서 ‘한여름 밤의 꿈’은 아주 특별한 케이스에 속한다. 셰익스피어는 마녀, 망령, 요정을 겨우 몇몇 작품에서 어쩌다 조역으로 등장시키곤 했다. 하지만 ‘한여름 밤의 꿈’만큼은 요정들의 세상인 깊은 숲이 배경일 뿐만 아니라 주인공도 요정의 왕 오베론과 요정여왕 티타냐다. 펠릭스 멘델스존은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을 34세에 완성했지만 서곡만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작곡했다. 그럼에도 전곡 중에서 가장 멜로디가 명쾌하고 음향적으로도 풍부하며 완벽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시원한 수풀 속을 걷는 듯 좋은 기분이 된다. 모차르트, 로시니, 슈베르트 등과 더불어 멘델스존이 최고의 신동 작곡가로 꼽히는 근거가 바로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