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장난감 '전성시대'
국산 장난감 전성시대다. 일본 반다이사(社)의 파워레인저와 덴마크 레고가 주름잡던 완구 시장의 패권이 손오공 등 국내 업체로 넘어오고 있다. 2014년부터 국내 업체가 장난감 시장 성수기인 5월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일 유통업체 롯데마트가 최근 5년간 5월 완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파워레인저(2011년), 레고(2012·2013년), 영실업 또봇(2014년), 손오공 터닝메카드(2015년)였다. 2014년부터 선두를 지키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공통점은 애니메이션을 토대로 제작된 변신 로봇이라는 것.

또봇이 1위를 한 2014년 이전에 어린이들을 사로잡은 건 레고와 파워레인저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는 2011년 변신 로봇 ‘정글 DX정글킹’과 ‘정글 DX이카로스’로 1, 2위를 모두 석권했다. 2012년부터는 2년 연속 레고가 1위를 하며 시장을 싹쓸이했다. 교육용 완구라는 이미지 덕분에 부모와 아이들에게 모두 사랑을 받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기간 줄곧 3, 4위를 맴돌던 영실업은 4단 합체형 변신 로봇 ‘또봇 쿼트란’을 내놓으며 2014년 단숨에 1위에 올랐다. 쿼트란은 기존 제품보다 한 단계 진화해 4대의 로봇이 합체 분리되는 제품이다. 국산 장난감 업계에서 최초로 대규모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1년은 혼란의 시기였다. 또봇이 초강세를 보이던 장난감 업계에 파워레인저가 귀환한 것. 공룡을 소재로 만든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는 또봇을 제치고 그해 크리스마스 최고의 장난감이 됐다. 2015년 2월 애니메이션 터닝메카드가 방영되면서 시장은 국내 업체인 손오공으로 기울었다.

올해는 손오공과 레고의 싸움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판매 상위 10위 가운데 터닝메카드가 4종, 레고가 3종 포함됐다. 양사는 대규모 판촉 행사를 벌이며 경쟁 중이다.

레고는 역대 최대 규모인 7.5t 특수 차량 ‘레고 시티 트레일러’를 제작해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주요 테마파크와 마트에서 체험형 이벤트를 연다. 손오공은 이달 터닝메카드 애니메이션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시나리오 및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이지수/이현동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