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한·이란, 신라부터 오랜 인연…한국문화 사랑해달라"
양국 문화 합동공연 관람…"문화를 통해 소중한 인연 가꿔와"

"조금 전 한국의 고대 왕국 신라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그 시대에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의 공주가 사랑을 나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말이 끝나자마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란을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테헤란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 열린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을 관람한 뒤 잠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관람 소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이 "이것도 두 나라가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 같죠"라고 말하자 다시금 환호성이 울렸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 반갑습니다.쌀롬(안녕)"이라며 현지 페르시아어로 인사했다.

이에 관중들도 "쌀롬"이라고 응답했다.

이날 행사에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의 국립 오케스트라가 우리의 '아리랑 연곡'과 이란의 유명 TV시리즈 수록곡인 '이븐시나'를 협연했다.

이어 고대 페르시아 훈련법을 스포츠화한 이란 전통무술 '주르카네이'와 태권도 시범 공연이 펼쳐졌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양국 간 문화적·역사적 공감대 및 공통점을 바탕으로 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양국 국민 유대 강화와 교류협력 확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에 태권도 수령 인구가 200만명에 이르고, 대장금과 주몽 등의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점을 언급하면서 "두 나라 국민이 가까워진 데에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오랜 인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고대 왕국 신라가 있었는데 신라 유적에서 그 오랜 세월 전에 페르시아에서 유래된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그 오랜 세월 두 나라가 교류를 해왔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1977년에는 한국과 이란의 양국 수도 이름을 각각 따서 서울에는 테헤란로,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명명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를 통해 두 나라가 소중하게 가꿔 온 인연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우정이 돈독해질 수 있다"면서 문화콘텐츠가 이를 위한 매개체임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이라크 전쟁 때 대림기업이라는 한국 기업이 이란에 진출해 건설을 하고 있었는데, 포격을 당해서 13명의 직원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 참화를 겪고도 기업 임직원들은 이란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했다"면서 "이런 깊은 신뢰 관계를 문화콘텐츠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 텐데 이런 일이 잘 이뤄지려면 우리 한국 문화를 더욱 많이 사랑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장은 1천600명의 관람객이 가득 채웠다.

주로 20∼30대로, 1천600명 가운데 1천100명 정도가 이란인들이었다.

공연은 인터넷 티켓 접수 이틀 만에 매진될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테헤란연합뉴스) 정윤섭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