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중일 '관찰대상국' 지정] 미국 보란듯…'시장 개입' 엄포 놓은 일본 아소
지난달 28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이틀간 엔화 가치가 달러당 5엔가량 급등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가파른 엔고(高)를 막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강세 흐름을 돌려놓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달러당 106.28엔까지 급등하다 장 막판 상승폭을 조금 줄이며 106.50엔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달러당 111.46엔에서 이틀간 5엔가량 올랐다. 2014년 10월 일본은행이 자산매입 규모를 연간 80조엔(약 850조원)으로 늘리는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 같은 엔화 급등은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양적 완화가 나오지 않은 데다 지난달 29일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양적 완화는 2% 물가 달성이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엔저 유도 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아소 재무상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유럽 방문 길에 하네다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외환시장이) 일방적으로 편향된 투기적 움직임을 보여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필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후반 나타난 가파른 엔고 흐름에 대한 시장 개입성 발언이다. 하지만 엔화 강세흐름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외환전략가는 “미국의 견제로 일본이 시장에 개입하는 데 장애물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05엔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