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주(州)가 낮은 세율을 찾아 떠나가는 억만장자들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 재정의 상당 부분을 소수 부유한 납세자에게 거둬들이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헤지펀드 아팔루사매니지먼트의 창립자 데이비드 테퍼는 최근 뉴저지주에 있던 본사와 거주지를 모두 플로리다주로 옮겼다. 그가 2012년부터 작년까지 벌어들인 소득은 60억달러(약 6조8000억원)다. 여기에 뉴저지주의 최고 소득세율 8.97%(주세)를 적용하면 그가 이주하면서 뉴저지주가 입는 조세 손실은 수억달러에 달한다. 그는 가족이 플로리다에 있기 때문에 이주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 뉴저지 주의원은 높은 세율 때문이라며 주정부를 비판했다. 플로리다주는 개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NYT에 따르면 상위 1% 납세자가 주 소득세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은 뉴저지와 뉴욕,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메릴랜드 등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12년 페이스북 상장 덕분에 10억달러의 추가 수입을 거뒀다. 워싱턴DC는 2012년 한 억만장자가 사망하면서 거둬들인 상속세로 5000만달러의 추가 조세수입을 올렸다. 이들 지역에서는 소수의 고액 소득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주 재정을 큰 위협에 빠뜨리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각주는 상위 납세자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코네티컷주는 소득세 납부 상위 100명의 명단을 분기별로 작성해 관리에 들어갔다. 이들 중 한 명이 전출하려고 하면 공무원이 찾아가 이들을 설득한다. 뉴저지주는 100만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모든 납세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