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기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헤지펀드의 선물 계약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1주일간 달러 약세에 베팅한 헤지펀드의 선물 계약건수는 달러 강세에 베팅한 경우보다 2만1567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8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 약세를 예상한 헤지펀드의 선물 계약이 많은 것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 완화를 끝내고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온 지난 2년간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를 예상해 달러화를 매수하는 선물계약 포지션을 취해왔다. 신흥국 경기가 나빠지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공격적으로 양적 완화 정책을 펴온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달러 가치는 2014년 이후 2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Fed의 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 강세를 예상한 선물 계약건수는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Fed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4%에서 2.2%로,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6%에서 1.2%로 낮춘 데다 올해 가능한 금리인상 횟수를 당초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였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블룸버그 달러스폿지수는 올 들어 4% 떨어졌다.

액설 머크 머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물가가 오를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