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영리와 공익을 동시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정부 지원금으로 단순 일자리만 늘린다는 편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스래빗은 이색 아이템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국내 사회적기업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브랜드스토리] 회사 자금 필요하세요? 사채업자 아닙니다
# "오해 마세요, 사채업자 아닙니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회사 '오마이컴퍼니'는 2011년 서울 미아사거리역 2층 상가에 문을 열었습니다. 10년차 애널리스트가 증권사를 박차고 나와 사회적 경제영역으로 뛰어들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주류 금융권의 탐욕을 목격했고, 사회적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창업 계기였습니다.

사업 돌파구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에서 찾았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금이 부족한 벤처사업가, 예술가, 사회활동가 등이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다수로부터 투자받을 때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부형, 후원형, 증권형 등이 있습니다.

오마이컴퍼니는 '데스밸리(스타트업 창업 2~3년 내 자금난에 빠지는 현상)'를 무사히 지나 6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처음 순이익도 냈습니다.

올 1월에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공식 중계업체로 등록됐습니다. 오마이컴퍼니의 목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으로 개인 투자자 수익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임팩트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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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팩트 투자' 활성화

첫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는 지난달 진행했던 '공공사회주택' 건립을 위한 운영비 모금이었습니다.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아 3월 17일부터 8일 만에 목표 금액의 103%인 5160만원을 모았습니다.

공공사회주택이 설립되면 올 10월부터는 1인가구나 무주택자들이 시세의 70~80% 정도 가격에 원룸형 주택을 분양 받게 됩니다.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소득 3~6분위의 1~2인 가구가 주 대상이며, 최대 10년간 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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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투자자를 모집한 힘은 투자금 대비 5% 이자를 보장하는 채권을 발행해서입니다. 오마이컴퍼니는 당분간 신규 사업에 투자를 두려워하는 투자자를 위해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형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크라우드펀딩 대회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한 프로젝트를 발굴해 적극 투자를 제안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달 29일까지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함께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 오마이컴퍼니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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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형 이전에 후원형으로 성공한 대표적 프로젝트는 '세월호 기억 팔찌', '위안부 역사관 건립', '제주도 워킹홀리데이' 등 입니다. 사회적 의미는 크지만 개인이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운 사업이었습니다. 성진경 대표는 회사의 존재 가치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회적기업 혹은 사회 경제 프로젝트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투자업체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재무적 이익으로 고려하지 않는 탓입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도 벤처기업처럼 성장가능성이 높습니다. 사회적기업의 자금을 조성하는 오마이컴퍼니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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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컴퍼니는 유럽형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플랫폼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크라우드 소싱은 돈 외에 SNS 영향력이나 재능 기부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창업 단계의 사회적기업은 부족한 역량을 외부에서 채울 수 있고, 투자자들은 기업과 조율을 통해 재능 기부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게됩니다.

# 오마이컴퍼니가 성장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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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마치면서 오마이컴퍼니의 부족한 면도 발견했습니다. 임팩트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도 함께 커져야 합니다. 아직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를 못미더워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프로젝트를 선별해 투자 신뢰도를 높여야 합니다.

경쟁 크라우드펀딩 업체보다 더 차별화된 전략도 필요합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공식 중계업체는 아직 오마이컴퍼니 포함 8곳이지만 다수 증권사가 진출 준비 중이고, 기존 후원형·기부형 업체까지 더하면 크라우드펀딩 시장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투자 수익 창출,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사업.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차별화한 공공 투자 프로젝트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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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기자, 연구= 장세희 한경닷컴 기자 ss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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