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핸리 플랜트앤드푸드 연구소 박사(가운데)가 키위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잭 핸리 플랜트앤드푸드 연구소 박사(가운데)가 키위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키위는 생약제제에 버금가는 변비 치료 효과뿐 아니라 혈당 감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습니다.”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뉴질랜드 북섬의 항구도시 타우랑가에서 열린 ‘제1회 키위 효능연구 국제심포지엄’. 한국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 16개국 의사와 영양학자 200여명의 시선이 키위의 과학적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에 쏠렸다. 뉴질랜드 메시대 산하 리뎃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단일 과일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첫 국제 심포지엄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리처드 기어리 뉴질랜드 오타고대 교수는 임상시험을 통해 키위가 변비약의 핵심 성분인 실리움과 같은 효능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외과교수는 “실리움은 임상 현장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생약제제”라며 “실리움의 효과를 과일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존 먼로 뉴질랜드 플랜트앤드푸드연구소 박사는 “전체 식사에서 곡류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5분의 1 정도 줄이고 키위를 대신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키위의 혈당증 완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허양임 인제대부속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학적 임상자료를 기반으로 과일의 질병 완화 효과에 접근한 점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을 후원한 세계 최대 키위 생산업체인 제스프리는 매년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키위의 과학적 효능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년 2000만뉴질랜드달러(약 160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제스프리는 전·현직 뉴질랜드 키위 생산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농업인 조합 형태의 기업이다. 전 세계 키위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한 해 매출이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제스프리는 고(高)당도의 신품종 개발을 통해 키위를 고부가가치 과일로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당도의 친환경 신품종 개발에 신약 개발에 버금가는 15년을 투자한다.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과학적 효능 입증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스프리는 앞으로 키위의 변비 개선 효과 등에 관한 연구를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추가로 한 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기능성 과일인증을 신청할 계획이다. 베로니크 마펜티어 제스프리 헬스마케팅 총괄박사는 “키위가 건강에 미치는 효능을 소비자가 많이 알수록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우랑가=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