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뒤 꺼낼 KIST 타임캡슐, 그 속에 무엇이 담겼을까
지난 11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관 옆 50주년 기념공원. 이병권 KIST 원장이 연구원 임직원과 원통형 스테인리스 특수강으로 만든 타임캡슐(사진)을 묻었다.

이 캡슐은 높이 130㎝, 지름 80㎝, 두께 3㎝의 외부 용기에 높이 117㎝, 지름 73㎝, 두께 1㎝의 내부 용기가 들어가는 이중 형태다. KIST가 올해 창립 50년을 기념해 제작한 것이다. 여기엔 KIST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374개 물품이 들어갔다.

캡슐에는 가장 먼저 KIST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이 들어갔다. 기술경영경제학회에 따르면 한국 과학기술 연구소의 맏형 격인 KIST가 설립 후 그동안 창출한 경제 사회적 파급 효과는 600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KIST 측은 이런 성과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개발한 최고효율 태양전지와 신축성 투명안테나, 유해화학 사고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어레이, 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MEMS·멤스) 칩 등 최신 연구의 실물을 캡슐에 넣었다. 기업에 기술을 이전한 지름 100㎜, 두께 1㎜인 세계 최고 수준의 다이아몬드웨이퍼(약 100캐럿)도 포함했다.

KIST 설립 초기 첫 등기부등본을 비롯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연구원의 예산안과 운영계획 등 KIST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주요 서류도 담겼다.

KIST 측은 연구원과 행정원의 소소한 삶을 담은 아기자기한 소품도 넣었다. 각종 축하 영상, 동호회와 부서 단체사진, 신입직원 임명장, 식당 메뉴표와 식당 식권, 설립 초기 건물 설계 도면 및 조감도, 전화기, 명함, 신분증, 결재판, 실험복, 각종 현수막 등이다. 배상민 KAIST 산업디자인과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50주년 기념 친환경 텀블러와 가습기도 이번에 함께 봉인했다. 연구원들이 50년 뒤 후배에게 권하는 조언과 미래 KIST에 바라는 점을 담은 편지 54통도 들어갔다.

이 타임캡슐은 KIST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66년 2월에 다시 개봉될 예정이다. 염기홍 KIST 홍보팀장은 “반세기 넘게 선진 기술 추격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KIST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기념하는 차원에서 타임캡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