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등장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120여석에 그쳐 원내 제1당 지위마저 위협받았다. 국민의당은 호남지역을 석권, 40석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며 확고한 3당 체제를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압승했다.
새누리당 참패…'국민의 심판' 무서웠다
14일 오전 2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새누리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105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더민주는 109곳, 국민의당은 26곳, 정의당은 2곳에서 1위였다. 11곳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1위였다.

비례대표까지 합해 새누리당은 123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과반 달성에 실패한 것은 물론 원내 제1당 지위마저 위태로워졌다. 더민주는 122석, 국민의당은 39석, 정의당은 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총선 결과로 여소야대 국회가 된 것은 2000년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이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전체 지역구의 48.2%인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완패했다. 공천 파동과 경기 침체 등이 수도권 민심 이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텃밭’인 영남에서도 15석 정도를 더민주와 정의당, 무소속 후보에게 빼앗겼다.

더민주는 광주 8개 전 지역구를 국민의당에 내주는 등 호남에서 크게 밀렸지만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면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28곳 중 23곳에서 이기고 비례대표에서 13석을 가져가 제3당 위치를 확고히 했다.

제3당이 총선을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얻은 뒤 처음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대립할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정당이 등장해 국회 운영과 정국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영남은 새누리당, 호남은 더민주가 독차지하던 지역패권 정치에도 균열이 생겼다. 더민주는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부산과 경남은 물론 난공불락이던 대구에서도 의석을 확보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