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호황…화학 3사 영업익 66% 급증
올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보유한 석유화학 기업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5대 NCC 기업(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대한유화 SK종합화학) 중 상장사인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세 곳의 1분기 증권업계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전년보다 60% 이상 증가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에틸렌 업황 호조로 이들 기업이 1년 내내 호황을 누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예고된 어닝 서프라이즈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세 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9863억원으로, 전년 동기(5942억원)에 비해 65.9% 증가했다. 이들 3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동안 글로벌 NCC 증설이 ‘올스톱’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비상장사 중 한화토탈은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한화토탈이 매달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안다”며 “돌발 악재가 없다면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NCC는 원유에서 걸러져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NCC 기업들이 1분기에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데는 에틸렌 스프레드(원재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간 가격 차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이후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생산지인 아시아의 주요 NCC 정기보수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정기보수 기간에는 NCC들이 완전히 문을 닫고 생산을 멈추기 때문에 통상 1~2분기 전부터 공급 부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에틸렌 가격이 상승한다.

2분기 정기보수에 들어갈 예정인 아시아지역 NCC는 일본 미쓰비시화학의 가시마 NCC, 싱가포르 PCS의 주롱섬 NCC 등 다섯 곳(연간 에틸렌 생산량 총 294만t)이다. 전년 동기엔 연간 총 215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5개 NCC가 정기보수를 시행했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5월 t당 평균 577달러를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나프타 가격은 올 3월 371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t당 평균 494달러로 저점을 형성했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에 765달러까지 올랐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틸렌 스프레드는 3월 하순 이후 t당 810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대였던 2004년 연간 평균치인 95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며 “브라질 석유화학 기업인 브라스켐, 인도의 릴라이언스 등이 올해 준공할 예정이던 연간 총 235만t 생산 규모의 설비 가동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NCC 기업은 연중 내내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다각화로 미래 대비

1분기에 대규모 영업이익을 올린 NCC업계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비(非)에틸렌 사업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금은 에틸렌 스프레드가 좋아 웃음 짓고 있지만 업황이 꺾이면 언제든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水)처리, 농생명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2018년까지 수처리 분야를 글로벌 톱 수준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작년에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케미칼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연간 100만t의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충남 대산공장 내 PX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량을 17만t 늘릴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