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니아, 남미서 임상시험 완료…"6월 말 승인 기대"
여러 병원체 동신 진단키로는 세계 처음

국내 바이오기업이 자체 개발한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을 신청했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 등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진단 제품이 각국에 빠르게 배포될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위한 평가 및 등재'(EUAL) 제도를 운영 중이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말 전 세계에서 4번째이자 국내에선 유일하게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긴급 사용 신청을 마쳤다"면서 "WHO에서 원하는 기준을 모두 만족했을 뿐만 아니라 접수순으로 심사가 이뤄지는 만큼 빠른 승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심사에 통상 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금 신청을 완료해야 8월 리우 올림픽 전에 상용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우리 제품은 늦어도 6월 말 승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말부터 지카·뎅기·치쿤구니아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다중분자진단키트 '액큐파워ZIKV'의 개발을 시작했다.

회사는 미국 ATCC(균주은행·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로부터 지카바이러스를 공급받아 파나마, 콜롬비아 등에서 임상을 진행했고, 지난달 25일 현지 연구기관으로부터 결과를 전달받았다.

박 대표는 "현지에서 2~3주 동안 지카 80건, 뎅기 50건 이상 임상 실험한 결과 민감도는 평균 97.5%, 특이도는 10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민감도는 진단 키트가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민감도를 뜻하며, 특이도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을 음성으로 걸러내는 경우를 의미한다.

박 대표는 바이오니아 진단 키트의 강점으로 실제 지카바이러스로 임상을 진행했고, 동시에 여러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실제 WHO가 EUAL 접수 결과를 공지한 데 따르면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다중분자진단키트는 바이오니아가 유일하다.

박 대표는 "이번에 함께 접수한 다른 업체의 경우 실제 지카바이러스가 아닌 지카와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진 합성 RNA를 만들어 실험한 제품이거나, 분자진단보다 민감도가 떨어지는 면역진단제품"이라며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WHO 승인과는 별개로 브라질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브라질 국영 제약사인 바히아파마(BAHIAFARMA)에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지 제약사에서 브라질 식약처인 안비자(ANVISA) 허가를 진행해 WHO 승인에 앞서 현지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