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첫 대국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중반까지 접전을 벌이다 알파고가 186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자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관계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첫 대국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중반까지 접전을 벌이다 알파고가 186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자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관계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인류를 대표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역사적인 첫 대국에서 불계패했다. 알파고는 9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186수 만에 승리했다.

자가학습을 통해 빠르게 진화한 인공지능에 인간이 무릎을 꿇은 것이다. 대국을 지켜본 바둑 전문가들은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컴퓨터공학자도 이번 대국에서 이 9단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바둑국가대표팀 감독)은 “알파고가 초일류 기사도 감행하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초반 승부수를 1분도 안 돼 던졌다”며 “인간이라면 30분 혹은 1시간 정도 생각해야 할 수를 짧은 시간에 던진 게 인공지능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최고 수준의 연산능력과 함께 인간의 직관력을 흉내낼 정도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파고는 적지 않은 실수를 하고도 흔들리지 않고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유 9단은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고, 다음 수순에 최선의 수를 찾아서 착점하는 기계 특유의 냉정함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간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가 앞당겨지고 통역기로 외국인과 편리하게 대화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데이터 분석 능력이 향상되면 궁극적으로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까지 읽어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2국은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호기/최만수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