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화웨이 "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설전
중국의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와 화웨이가 ‘누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진정한 1위인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9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광둥성 대표 자격으로 참석 중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쟁사 화웨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란 질문을 받았다. 레이쥔 회장은 “화웨이는 중국의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에서도 비교적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고, 우수한 기업”이라고 운을 뗀 뒤 “하지만 화웨이가 자신들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라고 얘기하는 것은 불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샤오미 내부에서는 우리가 시장에서 몇 위를 하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화웨이가 소비자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이쥔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화웨이 측도 즉각 반박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한 번도 스스로 중국 시장 1위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다만 외부 시장조사 업체들의 조사 결과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샤오미와 화웨이 양측의 주장 모두 나름의 일리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샤오미의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7000만대였다. 화웨이는 중국 내 출하량이 샤오미보다 적은 6300만대였다. 하지만 해외시장 출하분까지 합치면 1억900만대로 껑충 뛴다. 반면 샤오미는 해외에서의 출하량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전자정보산업은 “중국 시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 1위는 샤오미였지만 전체 글로벌 시장 출하량으로 따지면 중국 업체 중 1위는 화웨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