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대국에 임하는 이세돌 9단(오른쪽)과 알파고. / 구글 제공
9일 첫 대국에 임하는 이세돌 9단(오른쪽)과 알파고. / 구글 제공
[ 김봉구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 개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역사적 첫 대결 초반 판세는 백중세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이 9단이 알파고의 한 수에 깜짝 놀라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경닷컴과 아프리카TV의 공동 생중계에서 해설로 나선 손근기 사범(5단)과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김미리 사범(3단)은 대국 한 시간여가 지난 시점에서 “예상보다 알파고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손 사범은 “알파고의 감각은 프로의 감각이 맞다”면서 프로 바둑기사들의 관전평을 소개했다. 그는 “(알파고가) 까다롭다는 평이 많을 뿐더러 평도 서로 다르다. 그만큼 팽팽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초반엔 오히려 이세돌 9단이 다소 밀리는 형세까지 연출됐다. 알파고의 수를 예상치 못했던 듯 이 9단이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만 70수 후반대로 접어들면서 흑돌을 잡은 이 9단이 분위기를 회복하는 것으로 손 사범과 김 사범은 봤다. 김 사범은 “초반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풀렸다. 흑이 아까보다는 미세하게 편해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첫 판의 승부가 매우 중요하다. 이 9단은 첫 판을 지면 내상이 아주 클 것이다”라면서 “지금까지는 팽팽한 수준으로 보인다. 반대로 알파고는 그런 영향이 없는 반면 데이터를 축적하는 만큼 갈수록 (알파고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계에선 다음 수를 예측하며 가상의 한 수를 놓기도 하고, 프로 바둑기사들의 관망세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 9단이 평소와는 어느 정도 다른 수를 둔다는 판세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알파고 역시 예상과 달리 시간을 두고 장고(長考)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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