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4세 경영시대'…박정원 회장 체제로
두산그룹이 4세 경영시대를 맞는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61)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박정원 (주)두산 지주부문 회장(54)이 차기 그룹 회장을 맡는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은 2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박정원 회장(사진)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주)두산의 정기 주주총회 후 그룹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박용만 회장은 이사회에서 “오래전부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생각해왔다”며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는 올해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용만 회장은 차기 (주)두산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으로 박정원 회장을 천거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의 맏손자다. 박용만 회장과는 삼촌-조카 사이다.

박정원 회장은 1985년 두산산업(현 (주)두산 글로넷BU)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2년째 두산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주)두산 부회장을 거친 뒤 지주부문 회장을 맡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두산그룹의 주요 사업 재편에 큰 역할을 했다.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 구단주도 맡고 있다.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는 박용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맡아 이 회사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두산그룹이 인재 양성 강화 등을 위해 설립한 두산리더십기구(DLI) 회장에도 취임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은 계속 수행한다.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큰 ‘숙제’ 중 하나였던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문 매각도 이날 마무리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사업부문을 1조1308억원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두산은 7.82%(5900원) 오른 8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공작기계사업부문을 매각한 두산인프라코어는 4705원으로 마감해 15.04%(615원) 올랐다.

송종현/도병욱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