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카카오 앱으로 대리운전 부른다
카카오가 스마트폰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부를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 카카오 드라이버를 오는 5월께 출시한다.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의 성공에 힘입어 대리운전사업으로 수익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최근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의 기술을 활용한 카카오내비도 출시하는 등 교통 관련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대리운전사업 진출은 기존 업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사업 성패는 초반 정착 여부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서비스 출시 전부터 대리운전 기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카카오택시 넘는 흥행 노린다

카카오 관계자는 28일 “승객용 카카오 드라이버를 내놓기에 앞서 다음달 기사용 앱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라며 “승객용 앱은 카카오택시 때와 비슷한 간격을 두고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택시는 지난해 1월13일 기사용 앱이 먼저 나온 뒤 두 달여 지난 3월31일 승객용 앱이 출시됐다. 기사용 앱을 먼저 내놓는 것은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기사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난해 11월부터 대리운전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하며 업계 종사자들과 대화를 계속해왔다”며 “카카오택시로 경쟁력을 입증한 카카오가 비슷한 사업인 대리운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료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와 달리 카카오 드라이버는 처음부터 유료화가 가능한 만큼 카카오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대리운전 기사들은 중개업체에 평균 20%가 넘는 수수료를 내고 있다. 여기에 교통비 보험료 통신비 등을 포함하면 기사 몫은 요금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이유로 카카오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리기사의 부담을 낮추고 수익을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전국 대리운전 기사는 10만~12만명(수도권 6만여명 포함) 정도로 추산된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 드라이버 출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골목상권 진출’ 반발

기존 대리운전업계는 카카오의 사업 진출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22일 대리운전업체 모임인 전국대리운전협의회는 최근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된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서 카카오의 대리운전사업 진출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1조8000억원을 들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만큼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대리운전, 꽃배달, 퀵서비스, 자동차 정비에 이르기까지 소상공인 영역에 마구잡이로 진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의 배후에 수도권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배차 시스템 운영사인 바나플(옛 로지소프트)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대리운전 기사뿐만 아니라 기존 업체들과 상생 협의를 했지만 유독 바나플 시스템을 사용하는 업체들과는 한 차례도 대화하지 못했다”며 “이들 업체가 ‘골목상권 죽이기’란 명분으로 카카오를 공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