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이 8% 줄었지만 중견기업들은 소폭이나마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1500억원 이상 중견기업들이 ‘수출 혹한기’에도 부품·소재 바이오 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 한국’의 희망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 중견기업 2271곳의 작년 총수출액은 929억5000만달러로 전년(901억200만달러)보다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은 각각 11.1%와 6.6% 감소했다.
'수출 한파'에도 펄펄 나는 중견기업들
지난해 중견기업 수출이 나홀로 증가한 것은 이들 기업이 주력하는 소재·부품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바이오 의약품과 고급 소비재 등 신산업 분야에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아용품업체인 보령메디앙스는 인체에 무해한 유아용 젖병세제를 개발해 중국 수출을 2014년 89억원에서 지난해 147억원으로 65% 이상 늘렸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삼진엘앤디는 인간의 감성에 따라 조도와 색깔이 변하는 첨단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제품을 2014년 개발해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대미(對美) 수출을 1년 만에 160만달러(2014년)에서 670만달러(2015년)로 세 배 이상 늘렸다.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던 엠씨넥스는 자동차 블랙박스용 카메라 회사로 변신해 베트남 등 신흥국 수출로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업체가 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3351억원으로 2014년 전체 수출액(3422억원)에 육박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