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상대로 자금애로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창구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금융애로상담센터에 설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에 대한 대출과 보증을 포함한 금융권의 총신용공여 규모는 1조1069억원이다. <한경DB>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상대로 자금애로 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창구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금융애로상담센터에 설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곳에 대한 대출과 보증을 포함한 금융권의 총신용공여 규모는 1조1069억원이다. <한경DB>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등 명목으로 건네진 달러 현금의 70%가 당 서기실로 상납되고 있다고 정부가 확인했다. 이 자금이 핵 및 미사일 개발 등 군사력 강화에 쓰였다고도 했다. 일련의 북측 무기 기술력 강화와 개성공단 자금 간 직접 연관성을 정부가 공식 확인한 것이다.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가동 중단' 강수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배경을 설명해 개성공단 관련 대정부 불만 여론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통일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입장자료를 통해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과 기타 비용은 미 달러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다"며 "자금이 북한 근로자가 아닌 북한 당국에 전달되고, 궁극적으로 여타 외화와 같은 흐름을 거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가운데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는 확인되고 것으로 확인된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근로자에게 돌아간 혜택은 생필품 구입용 물표에 불과했다. 통일부는 "북한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우리기업들이 전달한 미 달러 현금이 아닌 '북한 원화'와 생필품 구입을 위한 '물표' 형태로 일부만 주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임금은 달러 현금으로 북측에 지급된다. 근로자에게 바로 건네지 않고, 북한 당국이 수령한다. 이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쓰인다는게 통일부 설명이다.

홍 장관도 지난 1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임금 등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우려는 여러 측에서 있었다"며 "모든 걸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여러 가지 관련 자료도 정부는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북한에서 당·정·군이 외화를 벌어들이면 당 서기실 또는 39호실로 이관, 보관되고 있다"며 "돈은 핵·미사일 개발이나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재차 설명했다.

홍 장관은 이 같은 부작용을 왜 미리 막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개성공단의 의미와 효과가 있었기에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해 여러 차례 핵실험 과정에서도 운영해 왔다"고 답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 과정을 묻는 질문에는 "국제사회가 개성공단 중단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결정했고, 그 과정에서 중국 등 주변국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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