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TTS.
아우디 TTS.
[ 안혜원 기자 ] 차 문을 열었다. 살짝 보이는 빨간 시트만으로도 속도감이 느껴진다. 시승한 차는 아우디 TT의 고성능 버전 'TTS'다.

[시승기+] 젊은 남성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스포츠카, 아우디 TTS
이 차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특히 젊은 남성들의 시선을 끈다. TTS를 몰고 약 700m를 천천히 주행하며 아파트 정문을 빠져나오는 짧은 구간에서도 지나가는 10여명의 20~30대 남성들의 눈길이 쏟아졌다. 끝까지 고개를 돌려 차를 구경하는 이들도 있었다.

최근 아우디 TTS를 타고 강원도 정동진을 다녀왔다.

TTS에 탑승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운전석 계기판이다. 항공기 조종석의 콕핏을 본 따 만든 '버추얼 콕핏'이라는 명칭의 TTS 계기판은 일반 차량의 계기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운전석 중앙에 위치한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속도계, 내비게이션 등 차량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버추얼 콕핏의 실행과 입력은 변속기 아랫부분에 위치한 조그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다. 그런데 조그 다이얼이 익숙지 않다면 사용이 쉽지 않다. 이 기능을 처음 사용해 본 기자는 내비게이션 장소 검색을 하는 데만도 30여분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버추얼 콕핏의 내비게이션은 장소 검색이 거의 불가능하다. 서울 방배동 '파스텔시티'를 입력해봤다. '검색어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다른 주요 시설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 폰으로 가고 싶은 시설의 주소를 따로 검색 한 후 조그 다이얼에 입력했다. 그제야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시승기+] 젊은 남성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스포츠카, 아우디 TTS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보는 것은 편하다.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에 위치한 덕분에 지도가 눈 앞에 펼쳐진 느낌이다. 시선을 운전석 중앙 센터페시아에 돌릴 필요가 없다. 모든 정보를 정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버추얼 콕핏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센터페시아는 단순하다. 버추얼 콕핏으로 대부분의 기능이 옮겨간 덕분이다. 센터페시아 패널이 있는 자리에는 비행기 터빈에서 디자인을 착안했다는 송풍구만 있다. 에어컨 바람 세기, 차량 온도 조절 등의 공조장치 버튼은 송풍구 내에 위치해 있다. 많은 버튼이 숨겨진 덕분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완성됐다.

뒷좌석은 명목상 갖춘 느낌이다. 성인이 앉는 것은 불가능하다. 간단한 짐 정도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2도어 4인승 스포츠카인데 뒷자석은 포기하는 게 좋겠다.

가속력은 탁월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는 제원상의 설명이 틀리지 않다. 제동력도 매우 우수하다. 110km/h 고속에서의 급제동에도 차량은 안정적이다. 탑승객의 몸이 쏠리는 현상도 거의 없다.

급커브 구간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시승 당시 눈이 내려 노면이 젖어있었음에도 차체는 미끄럼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승차감은 아쉽다. 둔턱이나 요철 등을 통과할 때 노면의 울퉁불퉁한 질감이 탑승자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세단의 부드러운 승차감에 익숙한 50대 아버지는 "데일리카로는 불편하다"고 말했다. 가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만 타는 스포츠카가 아니라 매일 탈 수 있는 데일리카로 판매되기 위해서는 더 안정적인 승차감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20대 남동생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승차감은 차치하고 디자인만으로도 TTS는 충분히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7890만원.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시승기+] 젊은 남성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스포츠카, 아우디 TTS
[시승기+] 젊은 남성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스포츠카, 아우디 T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