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매입 후 투자자 요구 나와…주주 권익보호 방안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자동차도 소액주주를 비롯한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명경영위는 인수·합병(M&A)과 주요 자산 취득 등 중요한 경영 상황이 발생하거나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가 주주의 권익을 반영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도 작년 4월에 정기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한전부지 매입 이후에 외국계 투자자들이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사외이사로 이뤄진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한전 부지를 감정가의 3배가량인 10조5천500억원에 낙찰받은 뒤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의 이익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만간 기아차 이사회 내에 설치될 투명경영위원회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며 사내이사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투명경영위원회 위원장은 기아차 사외이사인 남상구 고려대 명예교수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남 교수는 시민단체 추천으로 일부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아 활동해 온 이력도 갖고 있는 등 '지배구조 전문가'로 꼽힌다.

남 교수는 사외이사 3년 임기가 만료돼 이번에 열리는 주총에서 재선임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