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뒤 식품업계의 관심은 국내 대표 상품인 초코파이로 쏠렸다. 가동 초기부터 납품돼 남북교류의 상징물로 자리 잡은 초코파이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코파이는 이번 일로 직접적 피해를 보지 않는다.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에서 초코파이를 제조하는 업체들은 현재 개성공단에 초코파이를 한 개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등은 2007~2008년 초코파이를 처음 납품했다. 대부분 중간 유통업체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 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초코파이는 북한 근로자들의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때 월 600만개까지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그러다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같은 해 4월부터 5개월간 개성공단이 폐쇄되자 초코파이도 위기를 맞았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 수출량이 줄어든 뒤 2013년 말엔 북한의 ‘짝퉁 초코파이’가 등장했다. 북한 근로자들이 여전히 한국의 원조 초코파이를 선호하자 북한 당국은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의 초코파이 납품을 거부했다. 자연스레 한국산 초코파이는 북한산 초코파이(겹단설기)로 대체됐다. 오리온이 먼저 2013년 10월 초코파이 납품을 중단했고 롯데제과는 소량의 제품만 팔다 작년 1월 완전히 공급을 끊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초코파이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이익이 거의 남지 않은 데다 매출에서 북한 공급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개성공단 납품 중단으로 입은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