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일반 음식점에서도 막걸리를 직접 빚어서 팔 수 있는 ‘하우스 막걸리’ 시대가 열린다. 맥주는 이미 2002년부터 소규모 제조면허 대상에 포함돼 하우스 맥줏집에서 다양한 맥주를 팔고 있다.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산업을 살리기 위해 맥주처럼 탁주와 약주에 대해서도 소규모 제조면허가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업분야 규제완화를 포함한 소득세법 시행령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의결한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대상에 탁주(막걸리), 약주, 청주가 추가된다. 앞으로 1kL 이상~5kL 미만 저장 용기를 보유하면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제조장의 담금·저장 용기가 탁주와 약주는 5kL 이상, 청주는 12.2kL 이상인 경우에만 주류 제조면허가 나왔다.

이렇게 되면 동네 식당에서도 막걸리 등 전통주를 생산해 손님은 물론 다른 영업장에도 팔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다양한 전통주를 맛볼 수 있고 음식점은 특색 있는 술을 제조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전통주 계승과 신메뉴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또 지난해 농식품 규제개혁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내용 가운데 ‘전통 브랜디’ 제조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브랜디는 와인과 같은 과실주를 증류해서 생산,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다. 브랜디에 적용되는 기본세율은 72%로, 막걸리(5%)나 약주·과실주(30%), 청주(30%)에 비해 높다. 이 때문에 전통주 제조방식에 적용되는 세율 50% 감면을 브랜디에도 인정해야 한다고 해당 업계는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밖에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판매업의 면허기준이 까다롭다는 업계 지적에 따라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