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 따른 한중 경제관계 악화 우려에 신중한 입장 밝혀
설 연휴 중 조업 기업 격려 방문…"R&D 투자 세액공제 확대 추진"
"수출활력 회복·일자리 창출, 총력 지원체계 가동"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한미 양국 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 논의가 한·중 경제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제 문제는 그 나름대로 돌아가는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인천남동공단에 있는 수출업체인 세일전자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고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자 일각에선 사드 배치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경제적 보복 조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사드 배치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잘 모른다"고 선을 그으면서 "서로 어려운 관계에 있는 나라들과도 경제는 경제 논리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한·일 문제가 껄끄러울 때도 경제관계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경제 문제는 그런 것과 따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과거 경험을 보면 2∼3일 지나면 금융시장, 외환시장이 안정화됐고 이번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 그 자체의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연구·개발(R&D) 분야 투자의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올 2분기 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아모레퍼시픽, 한미약품 사례에서 보듯이 R&D 축적만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적극적인 R&D로 가격 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프리미엄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바이오, 농식품 등 신성장동력과 원천기술 분야의 R&D 투자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올 2분기 중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흥국 경제불안이 확대되고 유가 하락이 이어지는 등 수출 여건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수출 시장·품목을 다변화하고 중국 내륙과 이란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출지원 기관들의 총력 지원체계를 가동해 수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오는 29일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이달 중 한·중 양자 경제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중국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또 내달 중 화장품 등 5대 유망소비재 수출지원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유 부총리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건실한 기업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수출산업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근로자들이 진정한 우리 경제의 기둥이자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세일전자 김대현 차장은 "대기업 단가 인하 등으로 중소기업 운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장님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중소기업 정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