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내달 20~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한 줄 시로 담으려던 청년들의 잉크가 물들인 푸른 손을 누가 기억할까.”(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비극의 시대에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청년들의 삶이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시인 윤동주(1917~1945)와 백석(1912~1996)의 삶을 다룬 뮤지컬 두 편에서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서울예술단의 ‘윤동주, 달을 쏘다’(극본·작사 한아름, 작곡 오상준, 연출 권호성)는 시대의 영혼을 노래한 윤동주의 시어들에 노래와 춤을 입혀 만든 창작가무극이다. 윤동주와 그의 고종사촌 송몽규의 삶을 중심으로 하면서 가상의 인물 이선화를 등장시켜 극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어느 날 교회 앞 십자가에서 시대에 저항할 수 없는 자신을 원망하던 윤동주는 자신의 시를 사랑한 이선화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에게 용기를 얻어 시를 계속 쓰지만, 그의 시집은 출간되지 못한다.

1942년 일본으로 건너간 윤동주와 송몽규는 ‘재(在)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 사건’으로 경찰에 붙잡혀 2년 뒤 후쿠오카형무소로 이감된다. 이듬해 2월16일,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으며 생체실험을 당하던 윤동주는 어머니와 친구들, 연인 이선화를 그리워하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윤동주 역은 박영수, 송몽규 역은 김도빈이 연기한다. 3월20~27일, 4만~8만원.

서울 서빙고동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극본 박해림, 작사 박해림 채한울, 작곡 채한울, 연출 오세혁)는 백석의 연인이었던 자야의 시선으로 바라본 백석의 이야기다. 백석의 시어들을 각색하고 배열한 뒤 이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담한 목소리와 음악으로 표현해냈다.

우란문화재단의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인 시야 스튜디오가 기획하고 우란문화재단이 제작한 이 작품은 판소리극 ‘수궁가가 조아라’의 박해림이 극본을, 뮤지컬 ‘난쟁이들’의 음악감독 채한울이 작곡을 맡았다. 연극 ‘레드 채플린’ ‘지상 최후의 농담’ 등으로 활약한 오세혁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대표가 연출을 맡아 연극 요소를 가미한 뮤지컬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야 역에 배우 정인지, 백석 역에 이상이, 사내 역에는 유승현이 출연한다. 2월27~29일, 1만5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