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긴급 대처하며 한 목소리로 잇단 도발 규탄

북한이 제4차 핵실험에 이어 한달 만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미사일 발사 소식이 타전되자마자 설 연휴임에도 각각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국회 정보위 국방위 외교통일위 등 소관 상임위 개최에 적극 나선 것도 얼마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특히 북한발 안보 불안 사태를 불러온 책임론을 놓고 여권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퍼주기 정책'을, 야권은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진 경직된 남북관계를 지목할 것으로 예상돼 총선 국면에서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누리당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응징을 주문할뿐 아니라 이참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하는 등 보수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켰다.

김무성 대표가 7일 긴급 최고위 회의에서 "예측 불허의 위험한 정권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연휴 중에라도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도록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북한 도발의 의도를 '내부 결속'에 있다고 논평한 것을 문제삼아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해 국제사회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 한 것인데 내부 결속용 이벤트로 인식하는 건 부적절 하다"는 성토가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당직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사태는 정치권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정부의 대응에 힘을 실어주고, 앞으로 수습과 재발 방지책을 논의하는 게 맞다"면서 "지나치게 대응하면 오히려 국민에게 오버한다는 거부감만 불러일으킨다"고 경계했다.

앞서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참패하면서 '북풍'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야권 역시 한목소리로 단호하고 강경한 대응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과거 선거의 북풍 트라우마에 더 이상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과거만큼 북풍이 힘을 쓰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여권을 향해서는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북한이 잘못한 일인 만큼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고, 지금은 북한을 규탄할 때"라면서도 "결국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안의 성격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과거 천안함 사건 때도 여당이 지나치게 선거에 활용하려다가 역풍을 맞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당분간 긴장이 고조되겠지만 예상됐던 리스크인 만큼 선거나 민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정부여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동현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