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가 각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5일 지난해 영업이익이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3.8% 증가한 9322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택시 등 신규 사업을 위한 각종 투자를 했지만 아직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다.

카카오 측은 올해 대리운전, 뷰티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 진출하고 게임 플랫폼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하반기 본인가를 받아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사업 준비 끝났다"…카카오, O2O·게임·핀테크로 '공격경영'
신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지출 증가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비용은 8438억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인수합병(M&A) 관련 비용이 증가한 데다 신사업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M&A를 위한 외부 법률 및 회계 자문비 지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카카오가 인수한 회사는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운영하는 록앤올(626억원), 인도네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패스’(220억원 안팎) 등 11개다. 작년 말 현재 카카오의 종속회사는 47개다. 카카오는 최근 국내 1위 음원 제공업체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카카오 택시, 고급택시 블랙 등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광고선전비)도 전년보다 41.6% 늘어난 568억원에 달했다. 2014년 10월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이후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 등이 잇따르면서 인건비 총액도 전년보다 12% 증가한 218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기사 인수, 카카오 택시 출시 등 신규 투자 및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했지만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O2O·핀테크로 승부

카카오는 올 한 해 게임과 O2O, 핀테크 사업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게임 광고 O2O 핀테크 콘텐츠 등을 주요 매출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부문에서는 최근 영입한 남궁훈 엔진 대표 겸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의 주도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사업에 나선다.

모바일 게임에 광고를 삽입하고 개발사와 수익을 나누는 사업 모델이다. 또 카카오프렌즈 등 자사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한 게임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신규 O2O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1분기 대리기사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드라이버 기사용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는다. 이어 상반기에 승객용 앱을 출시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미용실 할인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은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다음달 200여개 헤어숍을 대상으로 비공개 시범테스트를 진행한다. 최용석 카카오 IR팀장은 “1만5000여곳의 전국 중대형 헤어숍을 가맹점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며 “현재까지 2000여곳이 입점을 신청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올 연말께 문을 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본인가를 받는 대로 영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 팀장은 “전산 설비나 보안시스템 등 하반기 본인가에 대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초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추가영 기자 hglee@hankyung.com